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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류의 책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전형적인 어학사전에서부터 백과사전이나 특수용어사전,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한 개념어 사전까지 사전과 비슷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책들은 늘 내 관심을 끈다. 그래서 심심하면 그런 책들을 뒤적이곤 하는데, 이 재미가 굉장히 쏠쏠하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거기에 씌어진 내용을 읽노라면 사전을 상대로 '책장넘기기 게임'을 하는 느낌. >_<


어학 사전을 처음 가지게 된 건 초등학교 졸업식 때였다. 각 반에 서너 명이 우등상을 받았었는데 그 중에 나도 포함함되어 있었다.(지금과는 달리 나름 우등생이었나봄;) 그 때 상품이 금성에서 나오는 콘사이스 영어사전이었다. 지금은 초등학교에도 영어 과목이 있지만 나 때는 영어란 중학교에 들어가서나 배우는 것이어서, 그 때 받은 영어사전은 상품이기 이전에 뭐랄까, '난 이제 꼬맹이가 아냐! 영어 사전도 있는 걸!' 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실어줄 수 있는 물건이었달까.^^; 지금 생각하면 그런 내가 우스꽝스럽지만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선물 중에 하나다.


이번에 렛츠리뷰에 당첨되어 받은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그 때의 그런 -반갑고 든든한- 기분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지금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새로운 마음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받은 사전이라 어쩐지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최근 영어가 재미있다는 포스팅을 할 때 만해도 잠깐 그러다 말 줄 알았는데 이번엔 꽤 진지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영어에 재미를 붙이고 있고, 그래서인지 이 영한사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요즘은 종이사전보다는 검색과 휴대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웹사전이나 전자사전을 이용하는 추세이고, 내 경우에도 종이사전은 영영사전 밖에 이용하지 않던 터라 오랜만에 펼쳐 본 '종이로 된' '영한'사전은 신선하기 그지 없는 물건. 게다가 좋아하는 영영사전 중 하나인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이하 OALD)가 한국어와 만났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택배상자를 받아들고 싱글벙글 콧노래를 다 불렀을 정도.


일단 '옥스포드 영한사전'의 외관을 보자면, 전체적인 색감은 파란색이고 아래쪽에 주홍빛 그라데이션이 있어 단조롭지만 심심하지는 않은 외관이다. 크기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어학사전 크기와 비슷한데, OALD 원전보다는 조금 작다. 즉 외국에서 쓰는 일반적인 영영사전보다는 작고 포켓판보다는 큰 편. 원전의 축쇄판 크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OALD 원전도 국내에서는 7판 축쇄판을 제작, 판매되고 있다)

다음으로 내용.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원전의 장점을 거의 그대로 옮겨오면서도 영한사전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단어를 설명하는 말은 원전의 서술형보다는 여타 영한사전들처럼 가능한 직관적인 단어로 옮겨왔는데,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서술형은 단어의 이미지를 형상화시키는 데는 좋지만 지면을 많이 차지해서 경제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설명어 앞에 괄호를 쳐놓고 그 안에 어떤 상황에 쓰이는지 간략히 설명하는데, 예를 들어 naive란 단어의 뜻을 살펴보자. naive의 뜻은

'순진한, 천진난만한, 순박한, 경험이 없는, 고지식한' 등의 뜻을 갖고 있는데, 이를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어떤 식으로 설명하고 있느냐면,

adj. 1 (못마땅함) (경험·지식 부족 등으로) 순진해 빠진, (모자랄 정도로) 순진한
      2 (호감) (사람들이나 그들의 행동이) 순진무구한 [syn] ARTLESS
      3 (전문용어) (예술이) 천진난만한 스타일의

이런 식으로 미묘하게 다른 쓰임새를 짚어낸다.(예문도 있으나 생략;) 다른 사전들도 비슷하게는 설명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 사전이 나랑 잘 맞아서 그런지 설명이 가장 명쾌하게 느껴진다. 이것 말고도 단어에 따라서 [주로 명사 앞에 씀]이나 [명사 앞에만 씀]이라든지, [진행형으로는 쓰이지 않음] 이라든지 혹은 [주로 수동태로] 같은 설명을 추가해서 단어가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예문과 함께 간결하게 설명한다.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원전의 예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와 해석을 실어서 이해를 돕고, synonym이나 word family, phrasal verb나 Idiom도 보기 편하게 표시해놓아 단어가 어떻게 활용되는를 보여주며 단어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와 함께 중간에 32페이지에 걸친 컬러 부록과 필수 영단어에 열쇠 마크를 삽입해서 중요 단어를 빨리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 번째로 내용 구성 및 디자인.
옥스포드 영한사전에는 폰트, 색깔, 기호표시 등이 굉장히 눈에 잘 들어오게 안배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 부분이 '옥스포드 영한사전'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한다.소소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일단 표제어는 파란색, 설명어는 검은색, 몇몇 기호와 텍스트박스는 붉은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게 굉장히 조화로워서 눈에 쏙쏙 들어온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검은색 설명어들도 이탤릭체, 볼드체 등의 효과와 서로 다른 폰트를 적당히 섞어 사용자가 최대한 편리하게 사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OALD 원전에 비해서도 훨씬 낫다. 원전은 검정, 파랑 두가지 색깔로 이루어져 있어 좀 단조로운데 반해 이 영한사전 눈이 지치지 않으면서 내용을 보는 게 즐거운, 컬러풀하지만 조잡하지는 않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보면서 제일 감동한 부분이다.

실은 이 사전을 받기 전까지 영한사전은 일체 쓰지 않고 영영사전만 활용했었다. 단어의 뜻을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영한사전보다 훨씬 오래 걸리지만 영단어를 영어 자체로 익히면 이미지가 각인되어 오히려 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적어도 나는) 그래서 이 사전을 갖게되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활용도가 낮으면 어쩌나 했는데, 친절한 설명과 디자인적 장점이 나의 그런 걱정을 메워주었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내용과 구성, 디자인이다.


내 영어 실력은 아마도 중급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영어삼매경이라 듣기실력이나 어휘능력은 점점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지만, 말하기나 쓰기 능력은 아무래도 좀 힘들다. 입력은 원활히 되는 반면 출력에 애로사항이 있달까. 이 부분은 독학으로 메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지라 지도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데, 아무튼 그런 중급자의 입장에서도 이 사전은 분명히 메리트가 있고, 실질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Advanced Learner's Dictionary라는 이름답게 학습용으로 최적의 사전이 아닐까. 평소 옥스포드에서 나오는 사전을 좋아하지만 굳이 그 명성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 사전은 매우 멋진 사전이고 그런 만큼 마음에 쏙 든다. 물론 영영사전이 시간은 걸려도 영어실력을 높이는 데는 훨씬 유용하겠지만, 아직 어휘가 많이 부족한지라 앞으로 얼마간은 이 사전으로 그 부분을 채워볼까 한다. 사실 영영이든 영한이든어느 만큼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 아닐까. 그렇다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영한사전도 나쁘지 않을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내 빈약한 어휘를 (비롯한 여러 부분을) 채워줄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케이스에 끼워넣을 새도 없이 거의 매일 꺼내보느라 벌써 손때가 타기 시작했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글자 위에 손가락으로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공부하는 즐거움. 그런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종이 영한 사전이 필요하다면...... 옥스포드 영한사전, 추천한다. :-)


  New 옥스포드 영한사전 - 비닐  Oxford University Press 지음
· 풍부한 예문, 최대/최적의 영어 학습용 어휘 수록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는 전세계 3,500만 명 이상이 애용하는 베스트셀러 사전입니다.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내용을 정확하고도 알기 쉽게 풀이하였고, 풍부한 예문과 가장 많은 단어를 수록한 최적의 영어 학습용 사전임을 자랑합니다.

· 필수 영단어 목록으로 효과적인 영어 학습 가능
옥스포드 영한사전은 단어의 중요도와 활용도로 엄선한 Oxford 3000 단어목록을 수록하여 학습자가 핵심 단어들을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2009/03/25 23:48 2009/03/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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