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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즘 리뷰만 쓰면 왜 이렇게 길어지는 거지? 난 진짜 짤막하게 단상 정도로만 쓸 생각이었는데, 뭐 쓰다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에라 모르겠다 흘러가는대로 놔두면 A4 몇 장 분량은 거뜬해. 대학 때 이랬으면 교양세미나 시간에 독후감 늦어서 교수님께 사정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거다. (교수실 밑으로 독후감 밀어넣던 기억이 수두룩. -_-) 더 나아가서 우리 학부에서 해마다 열리는 독후감 대회에서 장려상이라도 받지 않았을까. -_-; (정작 대학 땐 한번도 제출해본 적 없음. 동기가 상 받아서 한턱 쏜다고 하면 낼름 얻어먹기만 했음.) 그러니까 결국 자의와 타의에 따른 결과요 현상일 텐데……. 요는 이거(리뷰쓰는 일)에 시간을 꽤 많이 할애한다는 거다. 짧으면 10분이면 끝날 거를, 길어지면 별 볼일 없는 글임에도 문단 사이의 연결성까지 체크해야 해서(은근히 강박증) 한 시간은 잡아먹는다. 최근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생각 정리하고 써내려고 노력중인데, 일단 공개글에 대한 일종의 완벽주의가 있어서 잘 안 된다. 그래 봐야 대단한 명문이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조사나 접속부사를 뭘로 써야 하나까지 고민하고 있다보면 아- 난 본격 논술세대도 아닌데 왜 이런지(논술 초창기여서 거의 비중이 없었음). 김훈이 <칼의 노래> 쓰면서 첫문장을 '버려진 섬마다 꽃 피었다'와 '꽃 피었다'를 두고 고민했다는 게 확 와닿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면서 오늘도 신나게 읽고 (리뷰)쓴다. 이게 활자중독인가 싶을 정도로 안 읽으면 불안해 지기까지 한데 또 읽으면 즐거워서 행복해지니 원. 장정일이 <독서일기>에서 말단공무원이 되어 일 열심히 하고 칼퇴근 해서 나머지 시간을 독서로 소일하며 보내고 싶었다는 말은 내 소망이나 마찬가지야. (하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아!) 하여간 열심히 퍼담으면 나중엔 한방울이 넘쳐 궁극적으로 내 작품 써낼 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달을 먹다>에서 작가가 말하는 표면장력 얘기는 비단 작가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닐 거야. 그렇다, 궁극의 목표는 사실 내 작품이다. 이런 생각은 어릴 때부터 하던 거였지만 최근엔 가슴이 쿵쿵 뛸 정도로 강해져서 가끔 꿈도 꾼다. 주변에 아마추어긴 하지만 멋진 창작글을 내놓는 사람이 수두룩 해서 주눅이 더 많이 들지만, 그래도 고등학교 땐 나름 만화 스토리 같은거(무려 판타지역사물이었음<-신일숙 영향) 써서 돌려보고 그랬는데. 최근엔 습작이 안 되니까 필사라도 해 볼까 진지하게 고민을 다 했다. 크흣. 근데 난 글 쓰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정작 아이디어가 후져서 당최 쓸 수가 없다. 어릴 때부터 생각해 오던 내용은 드라마나 책으로 너무나 흔하게 다뤄지는 것들이라서 싫고(거의 내 자전적 실화인데, 얼마나 우중충한지 눈물이 절로 난다-_-), 로맨스는 쓰다가 닭살 우두두, 뛰쳐나가 하이킥 할 것 같아서 못 쓰겠고(ㅋㅋㅋ), 관심있는 역사물은 지식부족, 환상문학은 상상력 부족, 무협물도 써보고 싶은데 설정해놓고 보면 이건 뭐 이상향들 총집합 시킨 팬픽이고, 뭐 그렇다. 부끄러움과 지식(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생전 내 작품 안 나오지 싶기도 하고. 동화 <책 먹는 여우>에서 여우 아저씨는 감옥에 들어갔다가 읽을 게 없어서 자기가 책 썼다는데, 나도 읽을 게 없으면 내 작품 써낼 수 있을까? (그렇다고 감옥 가긴 싫다.-_-) 차라리 통신체 유행하던 시절엔 그거에 힘입어 첫사랑 이야기도 연재하고 그랬는데, 푸하하. 지금 보니 아- 이거야 말로 자다가 하이킥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저 퍼담을 때라 생각하고, 아직은 씨앗만 열심히 모으고 있다. 좀 특이한 씨앗 하나 습득하면 잘 발아시켜서 꽃 한번 피워보고 싶은데, 거 언제 내 손에 들어올런지. (평범한 거라도 일단 새싹부터 틔우는 게……) 일단은 즐겁게 읽고 감상 쓰면서 열심히 머리 굴려보련다.
2009/06/07 16:00 2009/06/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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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06/09 12:39  덧글주소  수정/삭제  덧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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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소 2009/06/09 14:08  덧글주소  수정/삭제

      중독이 맞는 듯. 마음이 허해서 글자로 배채우는 거 같아. ㅠㅠㅠㅠㅠㅠ좀 무서움.; 나머지 얘기는 저쪽에서...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