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config
하늘은 붉은 강가 1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
학산문화사(만화)


판타스틱 2월호를 검색하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문구 발견.

"하늘은 붉은 강가 애장판" (두둥) <- 이거슨... 이거슨... 지름신 소환 문구인가요?

<하늘은 붉은 강가>는 평범한 10대소녀가 시공을 초월하여 날아간 기원전 고대제국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서 도입 부분부터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장편 역사 로망 되시겠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한 여고생의 파란만장한 체험들은 반복되는 현실의 무료함에 지쳐가던 소녀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함으로써 짜릿한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하였고, 덕분에 만화는 일본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인기가 엄청났었다. 만화가 한창 연재되던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는 해적판(판타스틱 러버)으로 먼저 소개되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꽃보다 남자'의 해적판(오렌지 보이)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인기를 얻었던 걸로 기억한다.(두 작품 다 다른 해적판 제목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난 당시엔 일본만화엔 관심이 없어서 잘 보지 않았지만, 주변에 열혈 만화 동지(?)들의 추천목록에서 이 만화가 빠진 적은 없었다. 당시 그녀들의 일본만화 추천목록을 떠올려보자면 오렌지보이(꽃보다 남자), 판타스틱 러버(하늘은 붉은 강가), 환상의 프리마돈나(스완), 스타 논스톱(아미 논스톱), 내사랑 앨리스(나의 지구를 지켜줘). 바사라, 월광천녀 등등이 있었다. (스타 논스톱은 본 적은 없는데 제목만 엄청 들어봤음;)

하지만 정작 내가 <하늘은 붉은 강가>를 읽은 건, 남들이 이 만화의 해적판에 열광하던 때를 지나 정식출판 만화도 완결이 다 되어 나올 때 쯤이었다. 그동안 읽지 않았던 건 아마도 책이든 영화든 만화든 남들이 너무 찬양을 하면 왠지 더 내키지 않아 하는 나의 청개구리 심보가 크게 작용을 했던 게 아닐까. 그러나 원래 늦바람이 무섭다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나서 읽었는데도 어쩜 그렇게 재미있던지...ㅠ_ㅠ (이 만화는 10대에 국한된 만화가 아니었던가?) 그 판타지스러운 상황 설정,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애정행각에 므흣므흣 손발 오그려가면서도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건, 전쟁과 암투, 관계와 철학, 사실과 허구 속에서 독자들(특히 소녀들)이 열광하는 지점을 제대로 알고 있던 작가의 이야기 풀이 능력이겠지.

지금은 본 지가 오래 되어 큰 줄거리와 얼개 정도만 기억이 나는지라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못하겠지만, 그리고 다시 보면 감상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만화 참 재미있게 봤었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 문고본으로 새로 출간되는 걸 보고 우리나라도 애장판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좀 늦긴 했지만 나오긴 나오는구나. 사실 오랫동안 품절인 데 반해 인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아서 중고책방에서도 꽤 고가에 거래됐던 걸 생각하면 이번 애장판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돈이 비싸긴 하다만.-_-; 근데 이거 나중에 박스세트로 나오는 거 아냐? 물론 나온다고 해도 한꺼번에 사긴 무리지만;;;)

아, 그나저나 일본에선 28권(완결편)에 포함된 번외편 후로도 외전 몇 권이 더 나온 것 같던데(심지어 지난 달에도 발매된 것도 있음) 이번 애장판 발매하면서 그것도 다 내주는지 모르겠다. 일단 홍보 자료에 의하면 무삭제 편집이라니까 본편은 원전대로 나올 것 같은데... 흐음;(방금 검색하다가 컬러페이지 복원이 안 됐다는 정보를 접함. 헐~~ 그게 무슨 무삭제냐아아아!!! 잔인하거나 야한 장면 몇 개 살려주면 무삭제냐아아? 앙?? 으으~ -_-) 그래도 사긴 사겠지.....? (슬램덩크 사던 시절 생각하면 못 살 것도 없다. 꾸역꾸역 한 권씩 한 권씩!!! 캬하하하하...ㅠㅠ)

요즘 간간이 세계사 책이랑 지도 보면서 기원전 고대왕국(특히 바빌로니아-히타이트, 이집트, 헤브라이 시대와 아시리아, 신 바빌로니아, 페르시아로 이어지는 과정)에 특히 관심가지던 차였는데, 이 만화의 배경이 그 시대에 속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덧 1) 표지는 별로다. 신일숙 환상 문학 전집이랑 같은 디자인인 것 같은데... 우선 만화적 매력이 없잖아. 이왕이면 예쁜 그림으로 전면 배치해주지. ㅠㅠ 물론 일본 문고본보다는 훨씬 낫지만. 일본 문고본 표지는...오우....노노!!

덧 2) 애장판 내주는 김에 <푸른 봉인>(해적판:봉인의 비밀)도 내달라!!!!!!!!!  난 사실 시노하라 치에 작품을 '봉인의 비밀'부터 읽어서 그런가 이쪽도 만만치 않게 애정도가 높다. 여주인공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_- 현무 좋아했는데...ㅠㅠ

덧 3) <하늘은 붉은 강가>를 생각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국내 작품이 있는데, 바로 김동화의 <아카시아>다. 아마 비슷한 연대와 나라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몇 년 전부터 이거 구하려고 그렇게 노력해도 참 구하기가 힘드네. 나중에 연장·연결해서 연재했던 <천년사랑 아카시아>는 구하기 쉽지만, 개인적으로 그 만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로 그림체 변형을 도저히 못참겠어서. -_- 내 기억으로 그때 연재하던 잡지의 타겟층이 초·중등생이어서 그에 맞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하여간 뒷부분 내용도 별로였다. ㅠㅠ 그냥 <아카시아>가 좋은데. 아카시아, 리우스, 페드라, 라메세스...... >_< (페드라는 이름에서도 사악한 기가 흘러 넘쳐~~~) 그나저나 모 사이트에서 상태 '중' 정도인데 5권 5만원에 거래되는 거 보고 깜작 놀랐던 기억이...;;;;;
2010/02/02 21:32 2010/02/02 21:32

트랙백 주소 :: http://dasospace.net/blog/trackback/748

덧글을 달아 주세요

  1. 지이 2010/02/02 21:53  덧글주소  수정/삭제  덧글쓰기

    으으 전 이거 28권짜리로 다 갖고 있단 말입니다! 애장판 소식 뜨니 속이 쓰려요ㅠㅠ 무삭제라는데 복구되는 게 야한 씬(...)일 게 확실해서 매우(...) 땡기기는 하지만 그거 몇장면 건지자고 있던 거 버리고 다시 지를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외전이 한권은 확실하고(국내에 나온 거) 카일 어무니 얘기랑 몇개, 작가가 '소설'로 쓰고 있단 얘긴 본 적이 있어요. 그 후에 만화로 더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덧.
    만화 거래 사이트 어딘지 궁금해요~ 이전에 거래하던 중고만화사이트가 동인판;으로 바뀐 뒤로 판매/구입처를 못 찾고 헤매는 중이라서요ㅜㅜ 혹시 공유해주실 수 있으신지...쿨럭;;

    • 다소 2010/02/02 22:14  덧글주소  수정/삭제

      우어어. 전 그게 더 부러운데요. 그동안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으셨겠어요. ㅠㅠ 저는 보고 싶어도 절판이라 맨날 다른 사람 글만 봤어요. 음...전 예전 버전도 꽤 야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삭제면 도대체 얼마나 더...;;;;;(아니면 그땐 지금보다 어린 때여서 실제보다 더 야하다고 느꼈을 수도?;;) 암튼 그쵸... 그 장면 하나 건지자고 저 비싼 걸 지를 수는 없죠. 선물로 받는다면 몰라도. 저야 원래 없어서 이번 애장판 소식이 반갑지만요.^^

      아, 뒤늦게 외전 나온 건 소설일지도 모르겠네요. 옥션재팬 검색해서 외전이 있다는 것만 보고 나와서 소설인지 만화인지는 파악 못했어요. 표지는 만화표지던데...; (좀 이따 다시 확인해봐야겠어요)

      앗, 저는 따로 거래하는 만화거래사이트는 없구요. 생각날 때마다 옥션이나 알라딘 중고샵이나 뭐 이런 데 검색해봐요. 운 좋으면 제가 검색할 때 재고가 있고, 운 없으면 누가 먼저 채가고 뭐 그래요. ^^;; 옛날에 북코아라고 중고사이트에서도 많이 득템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따로 형성된 중고만화사이트(중고만화시장이나 마나마나)는 검색할 때마다 제가 원하는 만화책이 없어서 거래해 본적이 없네요. 근데 위 사이트는 꽤 유명해서 지이님도 아실 듯하고....;;; 도움이 못되네요. ㅠㅠ

      그냥 이런 거 신경쓸 필요없이 만화시장이 조금만 더 커져서 절판 속도가 조금만 더 더디게 진행되면 좋겠어요. 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