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하면 한국에서는 음력 설을 쇠야 진정한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마음은 이미 지난 1월에 2010년이 되었고, 그와는 별개로 무슨 액땜을 그리도 하는지 1월 되자마자 내게는 일신의 변화가 휘몰아쳤다. 암흑 같았던 지난 몇 년을 생각해보면 나에게 더 이상 밑바닥은 없을 것 같았지만 나는 또 한번 실패와 좌절(거기에 따라붙는 갖가지 괴로움)을 맛봤고, 그것도 새해 시작하자마자 그랬어서 우울과 서러움은 더욱 컸다. 거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좋은 것만 생각해봤는데, 오히려 감정의 격차만 커져서 나중에는 극단적으로 변해버렸다. 그걸 감당 못해서 가족에게 그 짜증과 화를 다 풀어내는 바람에 자괴감이 극에 달해 어쩔 줄을 모르다가 한날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때라면 글로 풀어내거나, 친구 불러 술을 마시거나 했겠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글로 쓰고 가까운 사람에게 말을 한다는 자체가 괴롭고 뭔가 남에게 마이너스 에너지만 잔뜩 퍼뜨리는 것 같아서 싫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언제부터인가 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하는 것도 '그래서 뭐? 말해봤자 해결되는 것도 아니잖아?' 하는 회의적이고도 비뚤어진 심정이 되었다. 내 공간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마음을 온전히 풀어내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 되다보니 점점 더 속으로 곪아가는 느낌. 정말 뒤지게 외롭더라.
그런데 막상 치료를 받으려고 해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군. 검색해봐도 이 동네는 해당사항 없고(젠장), 돈은 또 왜 이렇게 비싸? 그 와중에도 현실적인 문제에는 눈이 번쩍 떠지는 거라. 그래서 뭐 검색만 줄창 하다가 때려쳤다. 아직은 나 혼자서도 버틸 수 있을지도 몰라라며. -_- 그래서 뭘 했는고 하면 대청소다. 그냥 먼지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아예 구조 자체를 바꿔버리자고 생각했다. 통일신라 말에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파고든 것 중에 하나가 도참사상과 풍수지리설이라고 하잖아? 일이 안 풀리는 것은 어쩌면 내 방의 기운이 안 좋아서일지도 몰라, 라는 매우 근거 없으면서도 어쩐지 그럴 듯한 이유를 내세워서 방구조를 죄다 바꿔버렸다. 그렇다고 뭐 네모난 방이 세모나 동그랗게 변한 것은 아니고-_- 가구 위치를 좀 대대적으로 바꿨다. 풍수적으로 가구의 위치는 어디가 좋은지 조사까지 해가면서 말이다. 그래봐야 놓을 수 있는 위치가 한정적이라 완벽하진 않지만 최대한 성의있게,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면서 열심히 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책장, 책상 위치 옮기고 새 책장 짜넣고 구석구석 켜켜이 쌓여 있던 책들과 CD, DVD들을 정리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 방 꼬라지가 오죽했어야지. 가구 위치 몇 개 바꿨다고 내 방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변화되었다. 정리하면서 내 방이 이렇게 넓었나 혼자 수십번 놀랐다고나 할까. -_-;;;;; 오바 좀 심하게 하면 운동장처럼 넓어보였다. 가구 옮기는 일 외에 아무도 돕지 말라고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서인지 무려 보름이나 걸려 제대로 정리했지만 어쨌거나 다 정리한 내 방은 이전에 비해 100배는 깨끗하고 넓어졌다.
만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뭔가 잊고 싶은 일이 있거나 괴로울 때 대청소를 하거나 이불 빨래를 하는 걸 종종 본다.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이겠지. 단순한 노동을 함으로써 어두운 생각을 비워내고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에 대한 결과물은 흡족하진 않아도 제법 만족스럽다. 다 끝나고 나니 어쩐지 공허함도 느껴지지만, 그 텅빈 공허함과 깨끗함 속에서 새로 시작할 용기도 조금쯤은 얻었다. 그래 뭐, 다시 시작하면 되지. 좌절할 게 뭐야.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캔디는 될 수 없겠지만 뭐 어떠냐. 징하게 울고 다시 시작하면 되지. 눈치 볼 필요 없이 다시 내 길을 가자,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자. 포기하지 말자. 지지 말자. 이러다 다시 기 죽고 풀 죽어도, 흐물흐물 늘어졌다가 다시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일어나면 되지. 힘내자. 나 자신에게는 지지 말자. 어디 세상아 덤벼봐라, 상대해주지.
이렇게 힘을 얻어서 다시 으쌰으쌰!아자아자!하기로 했다.
사람은 역시 대청소가 필요하다. 정리란 건 참 좋은 것이여.
+
그래서 스킨도 바꿨음. 1단 스킨이 참 좋긴 한데 뭔가 휑해서 의욕이 안 붙는달까.(변명은...-_-) 그래서 그냥 2단으로 다시 복귀한다. 레이아웃과 이미지는 예전 그대로고 최대한 색상 배제하고 깨끗하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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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잘했구랴! 방구조 변경하고 그러는 거 좋은 거 같애, 방의 기운을 새롭게!! ㅋㅋ 난 그런 풍수 인테리어 좋다.
그런데 글이 옆으로 너무 길지 않소! 저의 의견 반영해 주시오.
아, 근데 상담같은 거 많이 비싸든? 궁금하네. 나도 때때로 카운셀링 받고 싶어져~
정말로 새로워짐을 느끼고 있어. 내 방 들어오기 싫어했던 동생은 자기 방 놔두고 맨날 내 방에서 뒹굴거려!(ㅋㅋㅋ) 풍수 인테리어에 대해서 자료 정리를 좀 해놔야겠어. :-)
글이 옆으로 길다는 말은 무슨 말이야? 지금 블로그 스킨은 예전보다 폭이 좁은 편인데...;;; 혹시 너 스킨 깨져보이는 거임? 내가 스샷 올려놓을 테니까 확인해봐. 만약에 스샷이랑 다르게 보인다면 다시 신고해줘~
상담비용은 천차만별이더라. 무료상담부터 기십만원 하는 것들까지. 평균 1회 3~6만원 정돈데... 딱 한번 상담 받는 걸로 과연 효과가 있을까를 생각하니 비싸게 느껴지더라고. 우울병도 돈 앞에선 무력해져서(ㅋㅋ) 그냥 자체해결하기로 했어.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 대신 카운셀링 효과가 있는 책들을 좀 보려고. 흐흐.
저도 카운셀링 좀(훌쩍)ㅠ_ㅜ
우리 카운셀링 공구 뭐 그런 거 할까요? -_ㅠ
엇, 난 깨져서 보이는 구나, 옆에 아낙도 난 지금 덧글 아래 쪽에 있다. 이상타...머 됐어, 이건 회사 컴이니까. ㅋ
그럴 것 같더라. 예전에 카에도 회사컴에서 깨져보인다고 제보했던 적이 있지...; 임시파일이랑 쿠키 함 정리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