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희정 - 끈 EP 파스텔뮤직 (Pastel Music) 수록곡 1. acoustic breath 2. 러브레터 3. 끈 4. 오늘만 5. 솜사탕 손에 핀 아이 6. 멜로디로 남아 (feat. 김종완 from 넬) 7. 끝 |
5월 중순에 각 스트리밍 사이트에 '솜사탕 손에 핀 아이'가 선공개 됐을 때 얼마나 놀랐던지. 그때까지 나는 작년 7월에 발매된 한희정의 첫 솔로 앨범 <너의 다큐멘트>를 해가 넘어가도 질리지 않고 듣고 있었기 때문에 후속 앨범이나 싱글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왠지 1년은 훌쩍 지나야 다음 앨범이 나올 거라 생각해서 여름이나 가을쯤 돼야 슬슬 2집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만 했었다. 생각해보면 그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한마디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EP 발매 소식이라니! 꺅꺅 소리를 질러댈 정도로 기뻤다. 28일이 정식 발매일이지만 선공개가 어디냐, 선공개는 들어줘야 제맛. 설레는 맘을 안고 조심조심 들어보았는데…… '아이 달콤하여라'. 어린 날의 동화 같은 노래였다. 쓸쓸하게 옛날을 추억하는 어른의 노래가 아니라 고민의 흔적이 있긴 하지만 베시시 웃으며 수줍게 옛기억을 떠올리는 소녀의 노래였다. 제목도 '솜사탕 손에 핀 아이'란다. 이 예쁜 문구를 보라. 보송보송한 솜사탕의 달콤함이 손에서 혀로 스미는 느낌이 들 만큼 예쁜 제목이다. 솜사탕과 손 사이에 조사 '이'가 빠지면서 시적인 느낌도 물씬 풍긴다. 의도한 거겠지? :-) 얼른 CD로 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6월 2일로 발매일 연기! 으윽)
왜 이렇게 늦게 한희정을 알게 되었을까. 지난 해 <너의 다큐멘트>를 들으며 수없이 했던 생각이다. <푸른 새벽>을 찾아 듣고, <더더>의 3, 4집을 들으면서는 억울하단 생각까지 들었다. 왜, 왜, 난 이 목소리들을 흘려들었단 말인가. 그렇다. 분명 듣기는 들었는데, 담아두지 않고 흘려버렸던 것이다.(머리 콩콩!) 그야 나의 얇디 얇았던 음악 취향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괜히 심술이 났다. 옛날부터 한희정 노래 들었던 사람들은 좋겠네, 부러워부러워. 그렇지만…… 늦게라도 알게 되어 내 귀가 즐거워졌으니 그래도 인연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 CD가 왔다. 책상 위에서 날 반기는 택배상자. 두근두근 테이프를 뜯어보니. 같이 주문한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뽁뽁이 비닐에 곱게 싸여 다소곳이 놓여있었다. 에헤헤. 혹시 상처가 날 새라 조심조심 비닐을 뜯었다. 근데 우씨, CD 케이스 모서리가 약간 깨져있었다. ㅠ_ㅠ 포장 문제라기보다 원래 불량인 것 같았다. 우엥. 아니야, 뭐 괜찮아, 봐줄 수 있어, CD만 무사하면 됐지. 후다닥 꺼내어 CDP에 넣고 삑삑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눈을 감는다. 사실 발매일이 밀리긴 했지만 28일에 온라인에는 전곡 공개가 되었다. 참을성 없는 나는 이미 노래를 다 들어보긴 했지만, 그래도 CD로 듣는 건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이다. 음질 문제를 떠나 아날로그에서 느끼는 향수 같은 거랄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CD도 LP나 테이프에 비하면 상당한 디지털 매체인데 어느새 아날로그로 생각될 만큼 옛스러운 매체가 되어버렸다.
그럼 슬슬 노래 이야기로 넘어가서……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지저귀는 새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기타를 들고 자세를 잡는 소리, 노래 시작 전 작게 기합을 넣는 소리, 그리고 딩가딩가 하는 기타소리와 함께 첫 곡인 'Acoustic breath'가 시작된다. 제목 그대로 어쿠스틱의 분위기와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도입부다. 기타줄 사이로 음을 타는 예쁜 손가락과 마이크 앞에서 눈을 감은 채 가만가만 노래하는 한희정이 그려진다. 어쩜, 이렇게 예쁜 목소리를 가졌는지. 넘실대는 감수성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해주는 기막힌 목소리를 가졌다 한희정은. 그것을 유감없이 발휘해내는 'Acoustic breath'는 이어지는 노래들의 첫 곡으로 손색이 없다. (아니 어디에 끼어들어가도 좋을 거야.) 그리고 넘어가는 두 번째 곡 '러브레터'는 가사가 먼저 귀에 들어온다. 멜로디 없이 가사만 봐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말들. 정말이지 이 죽일 놈의 감수성!!!!! 이별 후 슬픔에 침잠하지 않으면서 독하게 발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덤덤하지도 않게 아린 마음을 표현하는 탁월한 글귀다. 귓볼에 걸어둔 노래소리, 팔랑이는 속삭임이라니... 그렇게 한희정의 목소리는 내 귀에서 팔랑팔랑 한다. 세 번째 곡이자 EP타이틀과 같은 제목인 '끈'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한희정이 하고 싶은 말이 드러난다. 가만히 들어보면 이번 EP에 수록된 일곱 곡의 노래들은 하나의 주제에 걸쳐 있는데 그것은 혹시 너와 나를 이어주는 무형의 어떤 것이 아닐까. 한희정은 그것을 '끈'이라고 표현한다. 이어져 있던 끈이 끊어지든, 아니면 끊어진 끈을 다시 묶어 잇든, 곧 끊어질 듯 위태위태하든 어쨌든 너와 나 사이에는 끈이 있다. 다소 서글프게 노래하지만 끈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네 번째 곡 '오늘만'은 아주 짧은 곡이다. 흔히 interlude에 해당하는 곡이 아닐까 싶은데, 그전까지 이끌어온 분위기를 마무리 하면서 타이틀인 '솜사탕 손에 핀 아이'로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솜사탕 손에 핀 아이'는 곡으로만 놓고보면 <끈>이라는 EP내에서 조금 튀는 곡이다. 약간의 템포가 더해지고, 음도 조금 더 통통 튄다. 가사도 앞선 곡들에 비해 밝다. 그래서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곡이기도 하다. 그런 곡이 갑자기 튀어나와 어색해지지 않게 '오늘만'이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구는 둥글고 밤은 여전히도 아름다우니 오늘까지만 모른척 해달라는 가사는 문학적인 그녀의 노래답다. '솜사탕 손에 핀 아이'를 지나면 '멜로디로 남아'가 나온다. 아주 담백하게 시작되는 이 곡은 넬의 김종완의 보컬이 섞이면서 곡 전체가 풍성해진다. 한희정 혼자서는 나긋나긋하지만 피쳐링이 더해지면서 힘을 받는다. 어쩐지 <너의 다큐멘트>나 푸른새벽의 앨범이 생각나는 노래다. 그 앨범에 들어가도 위화감이 없을 노래. 왜인지는 음, 잘 모르겠다.; 드디어 마지막 곡인 '끝'은 제목마저 '끝'이다. '끈'을 이야기하며 '끝'으 마무리를 하는 센스. 정말 좋다니까! >_<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맨 마지막 가사인 '꿈이었네' 부분인데, 마지막 '네'에 스타카토를 찍으면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부분이 좋다. 그렇지만 다시 'Acoustic breath'로 돌아가도 덜커덕거리지 않는 곡. 그래서 end가 아니라 and여도 좋을 곡이다. :-)
한희정의 이번 EP는 전체적으로 <너의 다큐멘트>를 이어가면서도 앞으로 나올 2집의 포석이라는 듯 살짝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EP의 음률이 조금 더 둥실 떠오르는 느낌인데, 그래서인지 쓸쓸한 가사를 노래하지만 그 모두를 인정하고 앞으로 한걸음 나아가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EP인 만큼 곡 수가 정규 앨범보다 적다는 것과 약간은 소품집 분위기가 나는 디자인도 그런 느낌에 한몫을 한다. 에메랄드 그린이 전체를 덮고 그 위에 눈을 감고 엎드린 한희정이 하얀 실타래 쥐고 있다. 실타래에서 풀려나온 끈들은 뒷장으로 이어지고 그 끈을 감고 있는 손도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희정의 옆모습과 함께 손가락 끝에 묶인 끈들이 이번 EP의 느낌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대변한다. 참 아기자기하다. 미니앨범 혹은 EP가 가지는 속성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군더더기 없는 CD프린팅은 지난 앨범과 맞추기 위한 걸까? 파스텔톤 에메랄드 그린이 한가득!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햇살처럼 나른하고 편안하다.
더더의 한희정과 푸른새벽의 한희정, 그리고 솔로로서의 한희정은 그 색깔이 참 많이 다르다. 보통은 중첩되는 이미지에 점점 질리기 마련인데, 어쩜 이렇게 제각각의 매력을 뽐내주시는지 새삼 놀랍다. 내가 늦게서야 한희정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각 그룹과 솔로로서의 음악색이 달라서일까? 아니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같은 시기가 아니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각각의 매력을 분출한 거라고. 음, 그럴 수도.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일찍 한희정을 알지 못한 게 다시금 안타깝다. 아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한희정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의 모든 감상이 다 사족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난 한희정의 감성이 정말 좋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그럴 것 같다. 이건 뒤늦게 한희정을 알게 되어 얻는 효과 같은 거? 헤에, 일장일단이려나. 어쨌든 지금은…… 그저 좋을 뿐이다. :-)
덧,
1. 초도한정으로 B-Friend 팔찌를 증정하고 있다. 앨범 하나 사면 자동으로 결식 아동 기부도 하게 되는 것이다.
좋구나~! :)
2. '솜사탕 손에 핀 아이'는 신곡이 아니었구나……. 작년 SPACE 공감에서 라이브로 불렀다! 'ㅁ'
다른 곡들도 공연에서 먼저 선보인 거구나……. 음. 모르는 게 많군. 나는 계속 뒷북. -_-



















황진이 - O.S.T.
엄정화 9집 - Prestige
천상지희 (天上智喜) - 열정 (My Everything)
Seven 4집 - Se...
자우림 6집 - Ashes To Ashes
장우혁 2집 - My Way
Goodbye - Best Album
덧글을 달아 주세요